바다와 바람이 함께하는 길, 부모님과 나란히 걷다 한여름의 제주.햇살은 강렬하지만, 제주 바람은 그보다 더 시원합니다.그 길 위에 부모님의 손을 꼭 잡고 서 있습니다. 발끝 아래 펼쳐진 바다는 유난히 파랗고, 멀리 마라도와 가파도, 형제섬이 시원하게 시야에 들어옵니다.그 길이 바로 제주 송악산 둘레길.높이 104m의 오름을 따라 완만하게 이어지는 2.8km의 산책로, 누구나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는 곳이죠. 어린 시절 소풍 가듯, 부모님과 나란히 걸음을 맞춰봅니다.역사와 풍경, 두 가지 이야기가 흐르는 산책로 송악산 둘레길은 단순한 해안 산책로가 아닙니다.길을 걷다 보면, 군데군데 보이는 진지동굴 60여 개가 눈에 들어옵니다. 일제강점기, 태평양전쟁 말기에 남겨진 상흔들. 부모님께선 그 시절 이야기를 ..
서론: 텅 빈 골목에 스며드는 이야기 시간이 멈춘 도시에서 나를 마주하다 미국 캘리포니아 시에라 네바다 산맥 동쪽,모래먼지가 흐릿하게 떠다니는 평원 위에멈춰버린 시간이 하나의 도시를 품고 있습니다.바로, 19세기말 골드러시의 중심지였던보디(Bodie) 유령 도시.지금은 아무도 살지 않지만,창문 너머로 햇살이 비치고낡은 피아노와 다림질대가 조용히 놓여 있는 이 마을엔어쩌면 지금도 누군가 살고 있는 듯한 온기가 남아 있어요.1. 먼지 낀 유리창 너머, 마치 어제 누군가 살았던 듯한보디는 단순한 유적지가 아닙니다.이곳은 ‘상태 보존 유령 도시(State Historic Park)’로,집기나 구조물들을 있는 그대로시간에 맡긴 채 보존하고 있는 곳이에요.🪞 유리창 안에 보이는 오래된 찻잔, 흔들리는 커튼🎹 먼..
물길 따라 시간 따라, 1400년 전 백제로의 여행과거와 오늘 사이, 문 하나를 열면당신은 과거로 떠날 수 있다면 어디로 향하겠어요?화려한 궁궐, 고운 한복, 부드러운 기와 곡선이 살아있는 나라. 저는 주저 없이 “백제”라고 말할 것 같아요.충청남도 부여, 탁 트인 평야 위에 기적처럼 살아있는 고대 도시가 있습니다. 이름하여 ‘백제문화단지’. 단순히 옛 건축을 모형으로 세운 것이 아니라, 백제의 도시 구조를 실제 크기로 정교하게 복원해 놓은 살아있는 역사 공간이에요. 그곳에 들어서는 순간, 마치 1400년 전으로 건너간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죠. 백제문화단지 공포체험 예약하기 백제의 시간 속을 걷다 – 사비궁에서 위례성까지 단지의 중심에는 백제 후기 수도였던 사비의 궁궐, ‘사비궁’이 있습니다. 기와..
서론: 한 번쯤 조용한 사막 도시로의 탈출 사람들이 네바다 주를 떠올리면대부분 화려한 불빛의 라스베이거스를 생각합니다.하지만 북쪽, 시에라 네바다 산맥의 끝자락에 자리한 작은 도시,**레노(Reno)**는 정반대의 매력을 품고 있어요.조용하고 오래된 거리,카세트 플레이어가 어울릴 것 같은 레트로 골목들,그리고 해가 지고 나면하늘 가득 별이 쏟아지는 밤의 마법.레노는 속삭이듯 다가와 우리를 감성에 빠지게 합니다. 1. 낮에는 레트로 골목 산책, 유쾌한 시간 여행레노 시내 중심,Midtown District는 과거로의 시간 여행을 떠나는 듯한 곳이에요.빈티지 간판이 걸린 오래된 레코드 숍,벽화가 가득한 아트 스트리트,그리고 중고서점과 커피숍이 어우러진 감성 골목들.🎨 레노 벽화 거리 투어지역 예술가들이 직..
물 위를 걷는 듯한 감성, 바다와 맞닿은 길 위에서, 마음이 흔들리다한 발 내디딜 때마다 가슴이 두근대는 이 길.바로 동해의 절경을 가장 가까이에서 마주할 수 있는 산책 명소,**강원도 동해시의 ‘추암 촛대바위 출렁다리’**입니다.새벽 햇살이 바위를 붉게 물들이는 순간,잔잔한 파도 소리에 마음이 정화되는 기분.그 누구보다 가까이서, 바다를 온전히 품을 수 있는 산책로가 있다는 걸 알고 계셨나요?바다 위로 걸어 나가는 감동, 추암 출렁다리의 특별함2019년 개통된 추암 촛대바위 출렁다리는국내 유일하게 바다 위에 설치된 출렁다리입니다.길이는 짧지만, 그 여운은 길게 남습니다.붉은 철제 다리는 바다와 맞닿은 듯한 착각을 주고,살짝 흔들리는 감각은 마치 파도 위를 걷는 듯한 느낌.그리고 그 중심에서 마주하는 기..
서론: 속도를 늦춘 아침, 바다가 말 걸어오는 시간 파도와 햇살이 함께하는, 바다의 아침 샌디에이고는 남부 캘리포니아의 따사로운 얼굴이죠.그중에서도 **라호야(La Jolla)**는여유, 햇살, 그리고 감성이 흐르는 해변 마을입니다.아침의 라호야는 소란스러움 없이,파도 소리와 함께 하루를 천천히 열어줍니다.바닷가 벤치에 앉아 따뜻한 커피 한 모금.그리고, 부드럽게 구워진 에그베네딕트 한 입.그것만으로도 이곳의 하루는 완벽합니다. 그래서 저는 사람들이 고향이 어디냐고 물을 때면저는 샌디에이고 라호야가 마음의 고향이라고 대답합니다. 1. 라호야 해변에서 맞는 아침, 감성은 바다에서 시작된다해변을 따라 걷다 보면푸른 수평선과 부드러운 바람이 인사를 건넵니다.La Jolla Cove는 아침 일찍부터 물개들이 노..